부동산NPL 투자社 한미금융그룹 경영권 분쟁 '미스터리'

입력 2023-12-04 15:11  

이 기사는 12월 04일 15:1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자산 3200억원에 달하는 부동산 부실채권(NPL) 투자회사 한미금융그룹이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그룹 회장이 자신을 몰아낸 아들을 고소하는 등 가족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이날 김재동 한미금융그룹 회장을 소환해 고소인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아들 김모씨와 디와이인베스트 측 변호사 A씨, 회계사 B씨 등을 횡령, 사문서 위조 및 행사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한미금융그룹은 2007년 설립된 부동산 NPL 투자회사다. 모회사인 한미에프앤아이대부가 삼정인베스트먼트대부, 한미파트너스대부, 세종파트너스대부, 한미물류 등 100% 자회사 7곳을 거느리고 있다. 물류센터, 복합몰, 리조트, 주상복합, 상업용 빌딩 등 다수 유형의 부동산 자산 관련 NPL을 매입해 재구조화한 뒤 매각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한미에프앤아이대부의 자산은 연결 기준 3236억원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불거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로 비롯됐다. 공격적인 NPL 매입으로 이름을 알린 한미금융그룹은 PF 경색으로 보유 부동산을 담보로 한 금융기관 차입이 어려워졌다. 자금난을 겪던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아들인 김씨를 통해 돈을 구해오게 했다.

쟁점은 이후에 체결된 주식매매계약이다. 김 회장과 아내 이모씨는 지난 1월6일 한미에프앤아이대부 지분 100%를 디와이인베스트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매매대금은 총 40억원이다. 디와이인베스트는 실질적으로 변호사 A씨가 지배하고 있는 회사다. 김 회장이 경찰에 제출한 고소장을 보면 디와이인베스트는 A씨가 소속된 법무법인과 같은 주소를 쓰고 있다. 본인 명의 계좌로 한미에프앤아이대부 매매대금을 납입하기도 했다.

김재동 회장 측은 주식매매계약이 자신도 모르게 진행됐으며 주식담보대출로 알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들인 김씨가 담보대출을 받겠다고 기망한 뒤 인감을 무단으로 사용해 매매계약을 체결했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 측은 평소 부친과 사이가 나빴던 아들 김씨가 경영권과 대가 수억원을 보장해주겠단 디와이인베스트 측의 꼬임에 넘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회장은 경찰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아들 김씨는 A씨, B씨 일당과 공모해 한미에프앤아이대부를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으로 매각했다”며 “김씨가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해 주식담보대출을 받을 것을 허락하고 인감을 교부한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디와이인베스트 측은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장소에 김 회장이 배석했으며 매매계약을 모두 인지한 상태였다고 반박하고 있다. 디와이인베스트 측은 주식매매계약이 체결된 1월부터 9월까지 김 회장이 한 차례도 계약서 위조로 항의하거나 이의제기를 하지 않다 갑작스럽게 돌변했다는 입장이다. 매매가격 또한 회사의 대출금, 연대보증 규모 등을 고려하면 적정했다는 설명이다.

디와이 측은 “문서의 위조 사실을 입증해야 할 입증 책임을 부담하는 자는 해당 문서의 위조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라며 “주식매매계약서 위조 사실에 대한 아무런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식매매계약과 관련된 진위 여부는 경찰 수사를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경찰은 고소인 조사를 시작으로 피고소인 등을 불러 사실 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려 빠르게 결론을 내리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으로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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